행복의 정복
버트런드 러셀은 서문에서 이 책은 본인 경험의 산물이며, 충분한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믿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세상에는 질병과 가난, 투쟁, 불행, 고통 등이 팽배하기 때문에, 행복이 저절로 굴러들어오길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에게 행복은 스스로 적극적으로 성취하는 것이며,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그렇게 행복을 정복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을 다룬 책이다.
책은 크게 2개의 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불행한 사람들의 이유를 다루며, 2부에서는 행복한 사람들의 이유를 다룬다.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반면 교사가 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뛰어넘고, 저자가 말하는 행복법은 대략 이렇다.
사람과 사물에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되도록 따뜻한 반응을 보여라. 사회적 의무를 지키는 선에서 열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일을 하라.
비교적 평범하고 판에 박힌 조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서문에서부터 저자 본인도 책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고 밝힌다. 그러나 뻔한 내용이라도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와 디테일한 예시 덕분에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서술을 따라가다보면 마치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행복의 정복'은 1930년도에 처음 발행되었다. 현대 사회와는 시대 상의 차이가 있고 그런 부분을 찾아 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그러나 사상적인 면에서도 오래되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책은 오늘 날에 읽어도 이질감이나 낡은 생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행복'이라는 주제가 스테디하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러셀의 생각이 현대적인데다 인간에 대한 그의 뛰어난 관찰력 덕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비판을 고상하면서도 신랄하게 잘 한다.)
행복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봤던 TED 강의가 떠올랐다. Robert Waldinger의 'What makes a good life?'라는 제목의 강의였는데,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사람들과 깊고 좋은 관계를 가진 사람들은 외로운 사람들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에 대한 강의 였다. 러셀도 본문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를 행복에 대한 중요한 요소로 언급한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도 행복하게 하는 것도 인간 관계라는 것은, 어느 시대든 어떤 사람에게든 마찬가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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