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J520 2023. 5. 16. 14:06

 월정액으로 전자책을 구독하면 좋은 점 중 하나는 읽고 싶은 책들을 많이 담아 놓을 수 있다는 점이고, 안 좋은 점 중 하나는 읽고 싶은 책들을 많이 담아만 놓는다는 것이다. 이 책도 전자책으로 담아만 놓고 읽는 것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책 중 하나 였다. 그렇게 잊혀지나 싶었는데, 얼마 전 지인과 책 이야기를 하다가 지인으로부터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 받았다. 제목을 듣는 순간 전자책으로 다운 받아 놓았다는 것이 생각났고, 이 책은 그렇게 읽게 되었다.

 

 책에 대해서는 장르가 SF라는 것과 책의 저자인 앤디 위어가 ‘마션’의 원작자라는 것만 알았다. 어떤 줄거리인지, 무엇에 대한 내용인지는 전혀 모른 채 봤다. 그리고 장담컨데, 이 책은 어떤 내용인지 아무것도 모른채 읽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책은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주인공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초반에는 어떤 상황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주인공이 주변을 탐색하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지금 있는 곳은 어디인지 추론해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주인공에게 몰입한 채 읽어내려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전개에 뜨악하기도 하고 이야기의 전개도 그렇고 저자의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그 상상력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들이 책에 몰입하게 되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물론 그 과학적 근거들에 대해서는… 작가가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이해한다기 보다는 그냥 수긍하고 넘어간 부분이 많다. 어쨌든, 상상력을 풀어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 상상력에 수학과 과학 같은 현실 규칙을 적용하여 풀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이나 수준이 높은 것도 그렇고, 현실에 맞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지루하지 않은 스토리를 전개하는 부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조건을 충족한 글을 쓸 수 있었던 건지 작가 노트가 있으면 훔쳐 읽어보고 싶다.

 

 이 책은 최근에 읽은 소설 책 중 가장 재미있었다. 다만, 재미있는 책의 기준이 높아진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다. 저자의 다른 책, ‘마션’이나 ‘아르테미스’는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빠른 시일 내에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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